스칸디나비아는 스타트업의 천국이 되어가고 있다. EU가 스타트업 생태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만든 플랫폼인 스타트업 유럽 파트너십(Startup Europe Partnership)은 지난 6월 북유럽 국가의 ICT 스케일업을 다룬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는 덴마크와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5개국의 ICT 분야 스케일업 기업 그러니까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성장시켜 연 매출 100만 유로에 도달한 스사트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를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에 위치한 430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와 독일에 있는 413개보다 많고 이탈리아나 스페인, 포르투갈의 218개보다 2배에 달한다. 보고서는 북유럽 국가에선 평균적으로 국민 10만 명당 1.6개 스케일업 기업이 있다면서 이는 영국보다 2.5배, 유럽 대륙 전체보다는 6배, 유럽 남부보다 9배에 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가장 높은 곳은 스웨덴으로 149개에 이르는 스케일업 기업이 있다. 핀란드는 126개이며 덴마크 96개, 노르웨이 44개, 아이슬란드 15개다.





물론 단순하게 기업 수만 많다는 건 아니다. 스칸디나비아 지역에 있는 스케일업 기업의 힘은 자금을 끌어들이는 힘에 있다. 2015년 이들 기업은 65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가운데 84%는 신생 기업에 대한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벤처캐피탈에 의한 것이며 나머지는 주식 시장을 통한 조달이다.

물론 총액만 따지면 영국 내 기업이 모은 110억 달러, 프랑스와 독일 기업이 대출 받은 97억 달러보다 적다. 하지만 국민 총생산과 견주면 눈에 띌 만한 수준이다. 북유럽 국가의 스케일업 기업에 대한 지원 충당 자금은 국민 총생산 중 0.5%에 해당한다. 영국은 0.42%, 독일과 프랑스는 0.15% 이하다. 남부 유럽은 0.06%다.





가장 많은 자금을 모은 곳은 11억 달러를 기록한 스웨덴의 음악 스트리밍 전문 플랫폼인 스포티파이다. 가장 투자가 쏠리는 분야는 게임. 스타트업 유럽 파트너십 조사에 따르면 스케일업 기업 중 게임 분야는 40개로 9억 달러를 끌어 모았다. 이 중에는 캔디크러시사가로 유명한 스웨덴의 킹닷컴, 클래시오브클랜을 개발한 핀란드의 슈퍼셀 등이 있다.

물론 덴마크의 젠데스크(Zendesk) 같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케일업 기업은 70개지만 이들 분야가 끌어 모은 자금은 6억 달러 이하다. 그 밖에 흥미로운 분야는 25개사가 7억 달러를 모은 금융, 36개사가 6억 달러를 끌어 모은 하드웨어 제조다.





또 최근 5년 사이 205개에 이르는 스케일업 기업이 기존 기업에 인수됐지만 이 중 79개사는 스웨덴에서 시작된 기업이라고 한다. 인수를 한 기업 중 40%는 미국에 본사를 둔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같은 스칸디나비아 기반 인수 기업도 40%나 된다. 북유럽에 있는 기업들이 스타트업의 잠재력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스타트업이 활성화되는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말하면 빠른 대응이다. 핀란드와 스웨덴, 덴마크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지금은 이런 노력의 결실을 맺고 있다는 것. 실제로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2010년 이후 탄생한 스케일업 기업이 전체 중 절반에 불과하다. 남유럽은 더하다. 하지만 북유럽은 이미 뿌린 씨앗을 수확하기 시작한 것이다.

스칸디나비아 지역은 또 정책적인 면에서도 포스트 노키아에 잘 대처하고 있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거대 기업이 몰락했지만 스핀오프 기업이나 새로운 기업 창업, 대학과의 통합 지원 정책 등을 실시하면서 붕괴로 인한 여파를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dOT9GdIeqI

이원영 IT칼럼니스트  b612@glassp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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