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자원 산업 투자라면 주로 정부 공기업에 의한 투자, 그리고 실패의 기억이 우리들을 지배하고 있지만 SK그룹은 그렇지 않다. SK주식회사와 SK이노베이션, 그리고 SK E&S 삼각편대를 통한 대담하고 공격적인 자원 산업 투자가 결실을 보고 있다. 

먼저 SK주식회사. SK주식회사는 2015년 8월 SK C&C와 합병을 통해 통합 지주회사로 재출범하면서부터 투자전문 지주회사로의 변화를 선언한 뒤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다. 특히 그간 공기업이 주도해 실패가 많았던 해외 자원 개발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SK주식회사는 작년 9월 지분 인수한 美 셰일가스 수송 업체 유레카미드스트림 홀딩스(이하 유레카)의 실적이 현실화됐다. 현재 지분 프리미엄이 인수가격 대비 40%까지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주식회사는 5월에도 북미 셰일가스 G&P(Gathering&Processing) 기업 브라조스 미드스트림 홀딩스 지분을 2,700억원에 매입했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전영업이익(EBITDA)이 50%에 달하고 평균 10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보유한 기업으로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민간 유전개발 사업의 선구적인 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해 민간기업 중 최초로 남중국해에서 유전 개발에 성공하는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브라질 해상유전을 매입해 24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팔아 투자 대비 3배가량의 차익을 거뒀으며 남미 최대 유전인 페루 카미시아 유전에 20%의 지분을 투자한 상태다. 또 올해 3월에는 SK E&P 아메리카에 4,853억원을 현금 출자하고 미국 셰일가스 업체 롱펠로를 인수했다. 

SK E&S는 액화천연가스(LNG) 기반의 에너지 회사로 SK E&S오스트리아에 투자하고 최근 싱가포르 신설 투자법인에도 1,128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처럼 SK그룹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으며 굵직한 성과들을 내고 있다. 

시민단체 “최태원의 사익편취” vs. SK그룹 “SK의 전방위 투자”

한편, 최근 공정거래법 이슈로 지주회사가 계열사 지분의 30%이상을 인수하도록 하는 방침이 기존 지주회사에는 적용이 없는 것으로 확정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입법예고 되면서 SK그룹의 해외 개발 사업, 투자는 더욱 순조로워질 모양이다.

SK주식회사는 현재 SK텔레콤 지분을 25.2% 확보하고 있고 또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을 20.1% 확보하고 있다. 기존지주회사도 계열사 지분의 30%이상을 인수하도록 했다면 SK주식회사는 SK텔레콤 지분 4.8%, SK하이닉스 지분 9.9%를 추가 인수해야 한다. 그 비용은 총 7조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주,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기존 지주회사에게 유리하게, 소급적용이 없는 것으로 입법예고 되자 일각에서는 SK그룹이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면서 계열사 지분 매입에 필요했던 7조원 가량의 자금에서 자유롭게 됐다고 보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이슈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소급적용 됐다면 부담이 커질 수 있었다”면서도 “공정거래법을 생각해서 7조원의 자금을 확보해두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SK그룹이 현 단계에서 투자할 수 있는 대로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다는 뜻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이슈가 SK그룹에 중요한 이슈가 되는 이유는 SK주식회사와 최태원 회장의 LG실트론 인수와 관해서 배임, 사익편취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SK주식회사는 LG실트론 인수과정에서 SK주식회사가 지분 100%인수를 할 수 있었는데도 71.6%만 인수하고 최태원 회장이 29.4%를 인수한 것에 대해 일부 시민사회단체가 배임, 사익편취를 주장하며 공정위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지난 28일 공정위는 SK를 현장조사하기 시작했다. 

SK측은 SK주식회사가 충분히 LG실트론 지분 인수를 위해 최대한 할만큼 했다는 입장이다. SK관계자는 "SK가 LG실트론(현 SK실트론)의 의결권을 충분히 확보한 과정에서 SK의 재원을 다른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회사의 이익에 부합했다"고 말했다.

즉 SK그룹은 LG실트론 지분을 100%인수를 하면 그만큼 다른 기업 인수 합병에 차질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SK그룹의 주장은 그간 SK주식회사가 행해온 인수합병 작업을 확인해보면 진위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실제로 SK주식회사는 LG실트론 인수 작업 외에도 앰팩 인수, OCI머트리얼즈 경영권 인수 등 에 많은 자금을 투입했으며 중국 2위의 물류기업인 ESR, 미국 1위 카셰어링 업체인 투로(TURO)의 소수 지분을 사들이는 등 많은 투자를 해야 했다. 또 몸값이 20조원 이상인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문 인수도 추진하고 있었다.

이런 정황을 본다면 “SK주식회사가 LG실트론 지분을 추가 매입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고 최태원 회장에게 그 기회를 넘겨서 회사에 피해를 끼쳤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과 “SK주식회사의 재원을 다른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회사의 이익에 부합했다”는 SK측의 주장에서 어느 쪽이 더 설득력을 가지는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훈 기자  leesh37@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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