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북미와 유럽, 인도에 각각 권역본부를 설립하고 글로벌 현장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현장 중심 자율경영 체제를 가속화한다.

이번 권역본부 설립은 급변하는 글로벌 현장에서 경쟁력을 배가하면서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신속히 대응해 지속 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본사 조직 정비를 통해 글로벌 현장 중심 조직개편의 첫 발을 내딛은데 이은 후속 조치다.

현대·기아차는 신설 권역본부를 시작으로 전 세계 시장에 대한 권역조직 구성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본사와 글로벌 현장의 역할과 기능을 조정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유기적 협업시스템을 구축, 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복안이다.

신설되는 권역 조직은 현대차의 북미·유럽·인도권역본부와 기아차의 북미·유럽권역본부 등 5개다. 각 권역본부는 해당 지역의 상품 운영을 비롯한 현지 시장전략, 생산, 판매 등을 통합 운영하고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 현대차 북미권역본부는 미국 생산·판매법인과 캐나다 및 멕시코 판매법인이 포함된다. 유럽권역본부는 체코와 터키 생산법인을 비롯한 현지 판매법인, 인도권역본부는 인도 생산·판매법인이 포함된다.

기아차의 경우 북미권역본부에 미국·멕시코의 생산·판매법인과 캐나다 판매법인, 유럽권역본부에 슬로바키아 생산법인과 현지 판매법인들이 속하게 된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각 권역본부가 자체적 현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권역본부 내에 기획, 재경, 상품, 고객경험 등 별도 조직도 신설했다.

이중 기획·재경 조직은 해당 국가별 실적을 종합하고 생산·판매 조정과 권역 합산 손익 관리를 통해 사업 운영을 최적화하며, 각 권역별 사업 성과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 상품, 마케팅, 딜러·서비스 조직은 지역별 시장의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한 뒤 이를 반영한 전략을 수립해 산하 법인별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울러 중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된 고객경험 가치를 제고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도 글로벌 권역 조직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며 향후 신설되는 권역 조직은 시장의 유사성과 전략적 중요성, 운영 효율성 등을 면밀히 고려해 권역을 구성할 방침이다. 이렇게 오는 2019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각사의 특성에 맞춘 권역본부를 단계적으로 도입, 글로벌 자율경영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이에 따라 향후 권역본부별로 더욱 정교해진 현지 맞춤형 상품 전략과 운영이 이뤄질 전망이며, 권역의 권한과 책임 확대에 힘입어 해외 우수인재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권역본부 조직 도입은 현대·기아차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강력한 변화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며 “장기적 계획에 기반해 본사와 글로벌 권역본부의 사업 운영체계 전반이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지속적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감각에 더해 오랜 해외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시장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인물들로 권역본부장을 선임했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에 브라질법인장 이용우 부사장, 유럽권역본부장에 유럽관리사업부장 최동우 부사장(승진), 인도권역본부장에 인도법인장 구영기 부사장이 임명됐고 기아차 북미권역본부장과 유럽권역본부장은 각각 현대차 사업관리본부장 임병권 부사장, 유럽법인장 박용규 부사장(승진)이 중임을 맡았다.

공석이 된 현대차 사업관리본부장에는 현대차 유럽법인장 김형정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번 조직 개편은 글로벌 사업 현장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미래의 성장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성환 기자  shb97@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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