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북방 지역과의 교류 활성화에 역량을 결집한다.

롯데는 4일 그룹 내 ‘북방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북한과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3성을 아우르는 북방 지역에 대한 연구·협력 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북방 TF의 수장은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 오성엽 부사장이 맡았으며 롯데지주 CSV팀·전략기획팀 임원, 식품·호텔·유통·화학 BU 임원, 롯데 미래전략연구소장 등 총 8명으로 팀이 꾸려졌다.

북한에 대한 롯데그룹의 관심은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지난 1995년 그룹 내에 북방사업추진본부를 설립하고, 북한 주민들을 위한 제과공장 설립을 포함한 북한과의 경제협력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지난 1997년에도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산하 무역회사인 조선봉화사와 초코파이 투자를 추진했다. 이듬해 정부의 ‘남북협력사업자’ 승인을 획득하고, 평양 인근에 초코파이 공장 설립이 진행됐지만 정치·경제적 여건 때문에 사업이 중단됐다. 이후 2002년부터 2014년까지 개성공단에 초코파이, 칠성사이다 등의 제품들을 공급했다.

지난 2015년부터는 16개 계열사의 신사업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된 북한연구회를 6개월간 운영해 그룹 내에 공유하기도 했다. 롯데는 이를 이어 이달 중 북한연구회 2기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특히 롯데의 관심은 북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최근 러시아 극동지역과 중국 동북부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북방 지역에 높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호텔과 연해주 영농법인 및 토지경작권을 인수한 것이 그 실례다.

중국 동북 3성에 속하는 선양에서는 대규모 주거·쇼핑·관광단지를 표방하는 ‘선양 롯데월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롯데는 지난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남북간 철도가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될 경우 이 같은 러시아 극동지역과 중국 선양 롯데월드 사업을 통해 북한 관광사업 활성화, 영농사업 지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제 협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북방 TF는 가장 먼저 북방 지역에 진출한 식품·관광 계열사들을 활용해 해당 지역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교류를 활성화하는 한편,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인도적 차원에서 문화·경제적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된다.

또 롯데그룹의 연구 역량을 앞세워 정부와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 연구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아울러 롯데글로벌로지스(구 현대로지스틱스)가 금강산 특구, 개성공단 자재 운송 경험이 있는 만큼 물류 분야에서도 상당한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지주 오성엽 커뮤니케이션 실장은 “우선 인도적 차원의 지원과 사회∙문화적 교류활동 확대를 통한 북방지역 관계 강화에 힘쓸 것”이라며, “정부가 남북 경제협력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그룹의 역량을 모아 정부의 북방정책에 적극 협조하면서 발전적 방향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변성환 기자  shb97@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