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대만에서 1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전동차 사업을 수주하며, 지난 1999년 이래 무려 19년 만에 대만 시장 재진출에 성공했다.

현대로템(대표이사 김승탁)이 대만 철도청(TRA)에서 발주한 9,098억원 규모의 교외선 전동차 520량 납품 사업을 수주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대만 시장에서 발주된 역대 철도차량 사업 중 최대 규모로, 현대로템은 520량 전량을 원공장에서 생산해 오는 2024년까지 납품 완료할 계획이다. 이렇게 납품된 전동차는 10량 1편성으로 구성돼 대만 전역에 배치·운행된다. 운행속도는 시속 130㎞다.

특히 현대로템이 개발한 열차 종합 관리 시스템(TCMS)을 채용, 고효율 운행 패턴 분석과 에너지 저감 운전이 가능하며 차량기지에서 차량 상태 및 고장 정보를 자동 분석할 수 있어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또 충전용 콘센트와 USB 포트,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신선한 공기를 자동 공급하는 공조장치, 승차장 정차 시 에어컨 소음 일시 감소 기능 등 편의사항도 대폭 적용해 승객 편의성을 높였다.

그동안 대만 시장은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과 일본 기업들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현대로템의 사업 수주가 매우 까다로웠다. 실제로 현대로템은 지난 19년간 대만 진출을 위해 2011년 대중시 녹선 경전철 E&M 38량 사업, 2015년 신북시 삼앵선 경전철 E&M 58량 사업 등 입찰에 참여했지만 매번 유럽과 일본 경쟁사들에게 밀려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하지만 이번 수주전의 경우 철저한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좌석 등받이가 낮아 불편하다는 승객 의견을 반영한 좌석 상단 헤드레스트 설치 등 고품질 차량을 제안, 수주에 성공하면서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노후 철도 인프라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인 대만은 앞으로 8년간 약 35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라며 “승객과 시행청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고품질 전동차를 납품, 추가사업 수주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sukim@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