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젊은 사람조차 읽기 힘든 깨알 같은 글자로 적힌 개인정보 동의서가 사라질 전망이다.

행정자치부(장관 김부겸)는 시민들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글자 크기가 1㎜에 불과한 기존 동의서가 법적으로 유효한 것인지에 대한 최근의 논란을 입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개인정보 보호법령 개정안에 의하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기업이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를 받을 때 홍보·마케팅 목적으로 정보주체에게 연락을 한다거나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등 중요한 내용은 정보주체가 알아보기 쉬운 표시방법을 쓰도록 의무화된다.

특히 개인정보 수집 동의서의 중요한 내용은 최소한 9포인트 이상의 크기로 하되 동의서 다른 내용보다 20% 이상 크게 표기해야 한다. 또 다른 색이나 굵은 글씨, 밑줄 등을 사용해 정보주체가 내용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정보주체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열람, 정정·삭제, 처리 정지 요구하는 방법과 절차도 대폭 개선된다. 기업들은 정보주체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열람, 정정·삭제, 처리 정지를 요구하려 할 때의 절차 및 방법을 당초 개인정보 수집 시보다 어렵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또 기존에는 서면으로만 이런 요구를 할 수 있었지만 개정안이 발효되면 전화, 이메일, 인터넷 등으로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앞으로는 의무적으로 관련기관에 신고해야 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의 범위가 현행 1만명 이상에서 1,000명 이상으로 강화된다.

심보균 행정자치부 차관(사진)은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국민의 개인정보 수집 동의권이 강화되고, 스팸 전화나 스팸 메일에 의한 불편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계기로 한층 성숙한 개인정보 보호문화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주길태 기자  gtjoo82@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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